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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

얼마 전 친구가 직장 동료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편하게 잘 지낸다고 생각하던 사이의 동료로부터 너로 인해 받은 상처가 많아서 앞으로는 자기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둘 사이에 어떠한 말들이 오고 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꽤나 충격적이었을 거 같다.
친구는 상대방이 편했고 상대방이 나를 불편해한다고 느껴본 적 없는 사이였는데 갑자기 전해 들은 말.
전해 듣는 나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기분이었다.

 

상대방에서 뭔가 불편하다는 사인을 보냈었을 수도 있었는데 내 친구는 그걸 캐치하지 못한 걸 수도 있을 테고,

참는다고 따로 불편하다는 사인 없이 지내다가 한꺼번에 감정이 폭발 한 걸 수도 있었을 거 같기도 하다.

전해 듣는 입장에서 쉽게 그들의 문제에 대해서 얘기하기는 쉽지 않지만 팔은 안으로 굽듯이 내 친구 입장에서 보면 다소 억울한 기분이 들 거 같았다.

친구 얘기를 듣다 보니 김혜남작가님의 당신과 나 사이 책이 생각이 났다.

 

당신과 나 사이 책소감

제목 2

3년 전 육아에 지치기도 하고 내가 힘드니 내 기분을 그대로 표현할 상대는 남편밖에 없고,
감정이 매일 들쭉날쭉이던 때가 있었다.
내 감정하나 컨트롤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기도 하고, 마음을 다스려 보자 싶어서 책을 고르던 중
눈에 들어오는 책 제목이 당신과 나 사이였다.
책 제목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바로 주문하고 열심히 읽은 책이었다.

가족과 나 사이에 필요한 거리 23cm
친구와 나 사이에 필요한 거리는 46cm
회사 사람과 나 사이에 필요한 거리는 1.2m
제목 3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생각하다 보니 고등학교 때와 직장생활에서의 기억이 났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예민하던 중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아마 여학생이라면 겪어봤을 일을 꼽자면 홀수의 인원으로 어울리는 경우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름 교우관계가 좋았어서 친구들과 다투는 일 없이 잘 지냈지만 유독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중 한 무리가 나와 친구 두 명으로 구성이 된 무리였다. 여자 친구 셋.
어느 순간 한 명은 좀 소외되는 거 같고, 돌이켜 보면 분명 그 기분은 셋이서 똑같이 느꼈을 감정이라 생각한다. 그땐 왜 그 기분이 싫고 그런 감정이 스트레스로 느꼈었는지. 왜 친구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내야 할까? 하는 생각을 고등학교 때 처음 했던 거 같다. 아, 내가 친구한테 집착을 하니까 욕심이 생기고 그로 인해 자꾸 신경을 쓰니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름 성숙한 생각을 했던 고등학생이었던듯하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씩 내 마음을 편하게 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욕심을 크게 가지지 않다 보니 자연스레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이 사라졌다. 어느 정도 욕심을 버리니 별거 아닌 일이구나 싶다. 친구 관계에서는 내가 이 친구의 비밀을 얼마나 더 알고 있는지에 따라 이 친구과의 교류하는 감정이 100인지 80인지 마치 순위를 가르는 것 같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지만 그 나이에는 대부분들이 겪는 감정들이라 생각한다. 그런 감정들을 겪어보고 또 나름 잘 헤쳐왔기 때문에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거 같다.
제목 4

회사에 입사하고 나니 직장동료와의 관계도 있지 않던가. 아마 내 인생을 통틀어서 누군가와 적대시하며 말다툼을 했던 게 그때가 처음인 듯싶다. 나의 직장 선배가 우리 팀의 일을 나눠서 하자고 한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인센티브를 받는 회사였고 굳이 일손이 부족하지 않던 우리 팀에 왜? 선배가? 들어오려고 하지? 상당한 반감이 생겼었다. 그때 내가 생각했을 땐 이건 분명히 팀장님이 나서서 선을 그어줬어야 아래 직원들 사이에 큰 말이 없었을 텐데 팀장님은 방관했다. 니들끼리 알아서 얘기하고 해결해라. 와, 평소에 순한 성격이었던 내가 갑자기 그 상황이 어이가 없어서 회의시간에 큰 소리를 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선배와의 사이는 불편해졌고 팀장님에 대한 나의 불만은 쌓여갔다. 그땐 내 일이 중요하고 나의 일을 존중하고 도와주지 않는 팀장님은 도움이 전혀 안 되는 관리자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혔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팀장님을 대했고 일에 지장을 줄 정도의 스트레스는 아니었고 일은 재미있어서 오랜 기간 일을 했다.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겪으며 자연스레 회사는 정리를 하게 됐는데 정말 아주아주 가끔 그때 팀장님이 생각난다. 그때 팀장님을 대하던 나의 몇몇 행동들이 참 내 얼굴을 붉히게 만든다. 넌 꼭 그래야만 했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속도 좁고 회사 내에 상하 직급 관계에서 나의 버릇없던 행동에 대해 죄송한 일이다. 매번 그랬던 건 아니고 잘 지내기도 했었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참 아쉬움이 남는다.  5ㅇ

 

친구의 얘기를 듣고 생각하다 보니 이렇게 흘러나온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얘기들이다. 확실히 나이가 들수록 생각의 크기는 커지고 그만큼 이해하는 마음은 넓어지는 것 같다. 내가 힘들 땐 제일 가까운 가족에게는 투정을 부려도 받아주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가족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는 필요하다는 걸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을 읽다 보니 나름 적당한 거리를 잘 지키고 지낸 거 같으나 남편과의 거리 두기는 못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그 후에는 나름 노력하고 잘하고 있다. 너무 잘 지내는 우리다. 뭐지, 이렇게 얘기하면 문제는 나인 거 같지만 우린 서로가 잘하고 있으니 잘 지내는 거겠지!

나의 친구는 그 동료와 불편한 관계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이미 돌아선 상대방의 마음을 돌이키기엔 쉽지 않고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어 주는 일은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한 듯하다. 어디서부터 어긋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틀어진 관계를 애써 돌리려고 하기보다는 서로가 상처받지 않은 선에서 거리를 두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 적당한 거리를 두며 지내는 일이 쉽지는 않은 듯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해 거리 두기는 필요하다. 당신과 나 사이 책을 보며 남편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헤아리는 마음이 생겼다. 혹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분들이라면 추천드릴 만한 책이다.

책에서 얘기하듯이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을 잘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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